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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선으로 바라본 방사성폐기물 (뉴스레터 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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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7 /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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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원자력학회 “이슈 및 소통위원회” 뉴스레터 제7호

기고: 고등학생 시선으로 바라본 방사성폐기물 (뉴스레터 7호) – Cafe "NEW CLEAR" (kns-cafe.org)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김원석 교수
해오름동맹 원자력혁신센터

원자력분야의 단편적 소식을 접하게 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갖게 된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초대형 쓰나미에 의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사고와 국내 고리원전 정전사건 및 은폐, 월성원전 내 지하수에서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 검출 등의 소식으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신이 확대되었다.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설 소식과, 원자력 산업계에서 불거진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일부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등으로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다.

  역사적으로 원전 사용과 더불어 인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세계 3대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되었고, 직간접 피해로 수십 만 명이 아직 사고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원전사고 규모에 따라 인적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유발되었으며, 방사성 피폭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원전 사용 축소와 탈원전의 기류를 조성하게 되었다. 3대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다음과 같다. (1) 1979년 3월,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정비작업자의 실수로 냉각재 상실과 운전원의 대처가 미흡하여 대량의 핵연료가 용융된 인재였다. (2) 1986년 4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는 무리한 실험으로 비정상적인 핵반응으로 인해 출력이 폭주하면서 발생한 열이 감속재인 냉각수를 열분해 시키면서 발생한 수소 가스가 원자로 내부에서 폭발하면서 흑연 감속재에 화재가 발생하여 상승 기류를 타고 막대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대량 누출되는 사고였다. (3)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초대형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의 전기 및 냉각설비가 상실되어 핵연료가 용융되었고 발생된 수소가 폭발하여 노심 내 핵연료와 사용 후 핵연료 저장수조 내 핵연료가 손상되는 사고였다.

  원자력발전을 제외하고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라볼 때, 신재생 에너지의 경제성, 환경성, 계통 연계성 등의 문제점이 해결되고 전력 생산 효율이 높아지는 시점까지는 원자력에 의한 전력생산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고리1호기, 월성1호기의 원자력발전소 해체를 준비하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노후 원전 문제, 일부 시민ㆍ사회ㆍ환경단체들의 반원전 활동 등 시급히 논의하고 합의하여, 지속가능한 원자력발전에 의해 전력생산이 계속되어야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해 갖고 있는 견해를 살펴보고, 원자력에 대한 실제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몸으로 직접 체득하여 경험하게 하여, 원자력발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을 위해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지난 3년간 해오름동맹 R&D협력사업 지원으로 “원자력 제염/해체의 사회적 인식 제고”라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 발생되는 방사성폐기물의 특성과 제염 및 처분 방법을 정리하여 지역주민에게 이론 및 실험실습을 통해 원전 해체 폐기물의 처리/처분에 관하여 직접 몸으로 체득 경험하게 하였다. 원전 해체와 방사성폐기물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되는 원전 지역주민들은 본인들의 삶이 위험한 물질에 노출된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게 되는데, 해오름동맹 사업을 통해 원전 해체와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이해를 높여 불안감을 해소하게 되었다.   

  고등학생 시선으로 방사성폐기물을 바라보게 된다며,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한 핵연료나 핵폭탄을 떠올린다. 위험한 물질이고 본인 주변에 존재하게 되면 노출되어 건강에 위해를 주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고 생각한다. 방사성폐기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면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이 고등학생들이 느끼는 것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원자력발전소 해체와, 해체 폐기물의 처리/처분을 소개하고, 방사성폐기물의 제염 실험에 참여하게 하여 원전 해체 시 발생되는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와 처리된 폐기물이 안전하게 처분장에 처분되는 방법을 이론교육과 실험실습을 통해 경험하게 하였다. 지역과 연령, 그리고 교육수준을 고려하여 포항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다. 교육 전에 학생들은 원자력분야에 대해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기만 하여 원전 해체나 방사성폐기물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였고, 원자력 산업에 부정적인 뉴스를 접한 학생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소유하고 있었다. 교육 후, 우리나라 원자력 에너지가 필요한 현실과, 원전 해체와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처리/처분에 대해 이해하여 원자력 분야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해오름동맹 사업에서 준비한 이론 및 실험실습 교육 자료를 바탕으로 범위를 넓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원자력발전에 관련하여 소통한다면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곳에서 방사성 물질이 목적된 곳 이외의 장소에 존재하거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어 배출되는 물질이다. 원자력 발전소와 원자력 관련 시설, 병원, 연구기관, 산업체 등 방사선을 이용하는 기관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방사성폐기물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세기에 따라 구분되고 관리된다. 방사선이 아주 적게 나오는 것을 중·저준위 폐기물이라고 하고, 반대로 방사선의 세기가 큰 것을 고준위 폐기물이라고 하며, 중·저준위 폐기물은 다시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규제해제 폐기물로 구분된다. 고준위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 원자로에 핵연료를 넣어 태우고 난 뒤 꺼낸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이며, 강한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방사성폐기물 중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규제해제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나 원자력 관련시설에서 작업자가 일할 때 입거나 사용한 옷, 장갑, 덧신, 걸레 등과 발전소를 운전하면서 교체한 부품들이 대부분이다.

  방사성폐기물은 특성에 따라 제염 방법을 달리하여 처리하고, 제염 처리 후 모든 방사성폐기물은 인간이 거주하는 환경에서 격리된 공간에 처분하는 것이 원자력 시설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가 선택한 방식이다. 그 중에서 중·저준위 폐기물의 처분 방식은 지표면이나 지표면에 가까운 지하에 처분하는 천층 처분방식과 깊은 지하 암반이나 지하 동굴에 인공방벽을 건설하여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는 심층 처분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처분 방식은 각 나라별 지형에 따라 다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심층 처분장은 스웨덴과 필란드에 건설되어졌다. 우리나라는 2014년 말 경주에 월성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완공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은 해안가 근처에 해수면을 기준으로 지하 80~130m 깊이에 6개의 사일로가 건설되어졌으며 추가로 지표면 위에 처분하는 천층 방식을 건설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우리나라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은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과 달리 아직 운영되고 있는 처분장이 없으며, 처분장 부지를 확보하여야 하는 상태이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처분 방식은 주로 지하 500~1,000m 깊이의 심지층에 처분하는 심지층 처분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한 정책결정을 위해 노력 중으로,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발전소 내에 임시로 저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임시저장 공간도 2024년 이후 포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사용후핵연료의 전체적인 관리정책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고도의 과학기술과 공학적 경험의 집합체로서 건설되는 원자력발전소는 대중에게 여전히 낯설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된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사고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과학적 사실관계와는 무관하게 대중에게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널리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방사능 물질과 방사선 안전 문제로 귀결이 된다. 원자력발전소 방사선에 대해 안전하다고 설명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간접적인 설명보다는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면 받아들이기 쉽다. 해오름동맹 사업에서 원전 인근지역의 연령과 교육수준을 고려하여 고등학생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였지만, 교육 자료를 활용하여 교육 대상을 넓혀 진행할 수 있다. 고등학생들이 바라보는 방사성폐기물을 고려하여, 전 국민 대상으로 원전 해체와 방사성폐기물의 처리/처분의 방법을 이론과 실험실습을 진행하고 직/간접적으로 교육 자료를 활용하여 원자력발전소 지역 주민들과 장기간 소통을 유지하면,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사라지고 원전 해체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에 대한 신뢰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